너무나 화창한 토요일이었다
오늘은 히로 중학교의 체육대회
초등학교까지는 운동회라 하였고 부모 참가 경기도 있지만
중학교는 체육대회라 하고 부모는 그냥 지켜 보는 입장이다
일본 체육대회는 크게 달리기와 협동심중심의 단체경기이다
달리기는 크게 100미터 달리기 여자 800미터 남자 1500미터
그리고 반대항 전체 릴레이와 학년별 대표 릴레이가 있는데
학년별 대표 릴레이 외에는 잘하는 아이를 뽑아서 하는게 아니라
한아이가 무조건 두가지 경기에 참가 해야한다
달리기를 잘하는 아이거나 못하는 아이거나 무조건 두가지 참가다
일본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느끼는것은
공평하다는것이다
무엇이든지 성적이나 선생님 추천으로 뽑는게 아니라
하고 싶은 아이가 한다
반 대표도 하고 싶은 아이가 하고
만약에 입후보 하는 아이가 많으면 가위 바위 보다
초등학교 졸업식때도 느낀거지만 상장이라는게 없다
그 흔한 개근상도 없는 졸업식이었다
100미터 대표로 나간 히로
(기록이 좋아서가 아니라 두가지 참석해야하니까...)
100미터 달리기는 전원 참석인데 남녀로 나눠서 한다
(반대항 릴레이에 나간 히로)
반 학생 전체가 나가는 릴레이다
일본 중학교는 남자반 여자반이 따로 있지않고
한반에 남자 여자 반반씩 섞어서 반을 구성한다
초등학교때도 그랬지만 일본은 릴레이를 남녀 구분 하지 않고 달린다
여자들이 먼저 달리고 남자가 달리는것도 아니고
무작위로 막 섞어서 달린다
달리는 순서도 아이들이 정한다
조금 늦다 싶은 아이 다음엔 빠른아이를 뛰게 한다거나
장단점을 파악하여 아이들 스스로 달리는 순서를 정한다
반마다 남녀 섞는 순서도 다르다 보니
여자아이 남자아이가 뒤섞여서 달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여자아이 두명과 남자아이 다섯명이 달리기도 하고
남자 아이 하나에 여자아이 여섯이 달리기도 한다
남자아이가 여자 아이보다 빠른건 당연하다
달리다 보면 누가 못달려서 역전 당했는지
누가 잘 달려서 역전을 했는지를 알수가 없다
마지막 주자는 빠른 아이가 달리지만
그 외는 늦은아이가 달리다가 빠른 아이가 달리다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른다
처음엔 일본의 그런 릴레이를 보고 왜 저러지
남녀가 체력이 다른데 따로 달려야지 함께 달리는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매년 운동회를 하다가 느낀것은 오히려 이것이 좋다는 거였다
예민한 아이들 못 달린다고 기죽이지 않고 누가 하나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특출한 아이는 눈에 띄지만 ...)
달리기 이외의 경기는 협동심을 요구하는 단체게임이다
한국에도 있는 줄달리기
이건 "지네의 발"이라는 경기인데 반아이 전체가
발를 묶고 함께 달린다
이건 남녀별로 구별해서
징검다리 건너기다
남녀 구별 없이 막 섞어서
단체 줄넘기이다
이렇게 모든 경기는 단체 협동심 경기이다
누가 하나가 잘한다고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서로에게 맞춰가면서 하는 경기이다
또 하나 눈에 띈것은 몸이 불편해서 휠체어를 타는 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 역시 모든 아이들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릴레이에 참가했다
물론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앞에서 출발했지만
릴레이에 참가 하는것을 보고 살짝 감동이었다
이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두가지 경기에 참석했다
반 전체 릴레이와 100미터 달리기 (100미터도 훨씬 앞에서 출발했지만 ..)
사진은 못 찍었는데 2학년 릴레이때 깜짝 참석한 그룹이 있었는데
선생님들 그룹이 참가 했다
나이 많은 교장선생님이 마지막 주자로 나와서
당당하게 꼴찌를 하였지만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릴레이도 참 신선했다
일본 중학교의 체육대회는 모든걸 아이들이 했다
달리기의 출발 총을 쏘는 것도 아이들이고
음악을 선별해서 트는것도 아이들이고
경기 설명에 선수 소개등 모든것을 아이들이 진행했다
선생님들은 그냥 도우미 정도였다
아이들이 진행한 체육대회였지만 깔끔하게 진행되었다
아이들에게 믿고 맡기니 참 잘해 내는구나 싶다
중학교의 첫 체육대회는 이렇게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체육대회 우리집 점심도시락이다
언제나 처럼 김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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