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넘은지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 흰머리가 없는게
나의 자랑거리중 하나이다
나 보다 두살어린 자기야는 삼십 초반부터 흰머리가 나더니
지금은 염색을 하고 있다
작년 한국에 갔을때의 일이다.
나보다 두살 많은 언니에게 자랑질을 했다
언니 나 아직 흰머리 없다
나도 아직 없다
옆에서 듣고 있던 언니보다 세살 많은
오십을 코 앞에 둔 오빠가
나도 아직 없다
자랑질 하려던 막내 깨깽 꼬리를 바짝 내렸다
흰머리도 유전인가 ?
괜히 자랑질 하려다 본전도 못 찿았다
나 보다 두살어린 이웃친구 아유짱은 20대 후반부터 흰머리가 나서
지금은 염색 안하면 못 나간다하고
나보다 세살 많은 유미짱은
흰머리 세는것 보다 검은 머리 세는게 더 빠르다 하고
내가 아직 흰 머리 없다하면
다 들 너무나도 부러워 하는데
근데 어제 저녁 드디어 한 올의 흰머리카락 발견!
그것도 정수리 꼭대기에 짧은 흰머리 한 올이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자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난리가 났다 .
나도 이제 끝이다 호들갑을 떠니
히로가 "아직 엄마 괜찮아 . 괜찮아"
하고 위로를 하지만
내 귀에 들어 올리는 없고
당장 히로에게 내 머리 속 다 뒤집어
흰머리 찿아 내라는 명령을 내리고
히로는 한참을 내 머리속을 헤집어야 했다
결국 또 한 올을 발견 ! 난 두 올의 흰머리카락을 보며 깊은 한숨만!
자기야 퇴근하고 내 흰머리카락을 보여 주며
호들갑을 떠니
겨우 두 개 가지고 뭘 그래
괜찮아 자긴 아직 젊어!
자기야의 위로가 내 귀에 들어 올리 없고
난 한숨을 폭 폭 쉬며 어둡고 쓸쓸한 밤을 보냈다
친정 언니는 오빠는 아직 흰머리 없을까?
설마 흰머리 있겠지?
언니야 오빠야 막내도 이제 흰머리 났다. 흑 흑 흑
겨우 두 올!
그 두올이 문제다 . 한번 나기 시작하면
이제 쑥쑥 여기 저기에서 고개를 내밀겠지...
사십을 넘고도 흰머리 없다는게 나의 자랑이고 위안이었는데
남들은 웃을지 모르겠지만
나의 상실감 누가 알아줄까?
어젯밤 흰머리 두올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난 오늘 미용실로 향했다
그리고 머리를 짧게 짤랐다
왜 짤랐내고 ? 모르겠다
그냥 그러고 싶어져서...
머리를 자르고 나니 어제밤의 우울함은 조금 없어진듯하기도 하다
아자! 아자!
괜찮아 ! 힘내자!
그깟 흰머리 하나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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