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기

오늘 같은날..

히로무 2015. 4. 11. 00:00


벚꽃이 피었나 했더니 

어느새  새하얀 눈초럼 벚꽃잎들이 거리를 뒹구는 4월인데 

요즘 동경 날씨가 요상하다 


그저께는 4월인데도 눈이 내렸다 

하얀 벚꽃위에 내리는 4월의 눈이라....


아침부터 참다 참다 더 이상 못참고 

정리해서 치워 버렸던 스토브를 다시 꺼냈다 

추워서 더 이상 참을수 가 없었기에...


그러더니 오늘은 또 비가  내린다 

그것도 꽤 많이 ..

그저께 스토브를 다시 꺼내길 정말 잘 했다 싶다 

스토브 덕분에 방 안 공기가 따뜻하다 


비가 내리는 날은 뭔가 부쳐 먹고 싶은것은 

한국인이기 때문일까?


뭘 부쳐 먹을까  ?





난 한국에서 이십몇해를 살면서 

밥이라곤 몇 번 해 보지 않았었다 

부모 그늘아래엔선 울 엄마가 다 차려 주셨고 

서울에서의 혼자 살며 직장 다닐땐 

90% 밖에서 해결 했으니까...

그땐 아침은 굷고  점심은 구내 식당 아니면 

동료들이랑 회사 근처 식당 들을 전전 했고 

저녁도 회사 근처에서..

주말에나 가끔 한 두끼 집에서 만들어 먹었었다 

내 손으로 김치란걸 담궈 본 적도 없었다는...


그런 생활을 보냈던 난 

쑥이라하면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쑥국이나

내가 넘 좋아 하는 쑥떡이 전부인줄 알았었다 


그러다 시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쑥 튀김을 처음 먹어 봤다

아 ! 쑥으로 튀김도 할 수 있구나.....


그리고 한국 인터넷에서 쑥 전이란걸 알았다 

이 나이가 되어서 처음으로 맛 보는 쑥전 

쑥전이 이렇게 맛있다는걸  이 나이가 되어서 처음 알았다






친정 아버지 미나리를 참 좋아하셨다

덕분에 어렸을때부터 미나리는 자주 먹었던것 같다 

주로 삶은 오징어와 함께 초무침으로 ...

그리고 고기 구워서 

미나리를 양념 된장으로 쌈으로... 

빼 놓을수 없는게 

미나리를 넣고  만드는 매운탕을 비롯한 생선 요리들 


미나리로 전을 부친다는걸 난 몰랐었다 

도대체 이 나이가 되도록 내가 알고 있는건 뭔지 ...

아는것 보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중년의 나이에 새삼스럽게 지금 배워 나가는 것도

솔솔 찮게 재미 난다 


아마도 한국에서 결혼 하고 한국에서 살았다면 

자연스럽게 알아 갔을것들 

한국에 살면 당연한  것들이 

  일본 살다 보니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당연한것들이 당연한게 아니라는 것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은 

영원히 모른채 살아가게 되는것 같다 

한국에 사시는 분들이 나를 보면 그 나이가 되도록 

이것도 모르내 핀잔을 줄 것 같다 


40넘은 중년에 처음으로 맛보는 쑥부침개와  

미나리 부침.

약간은 씀스름 하면서도 

쑥과 미나리의  진항한 향들이 

아마도  내가 어렸을때 맛 보았다면 

너무나 싫어하는 맛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 이 나이에 맛보는 쑥 부침개와 미나리 부침 

맘에 든다 

이제부터 자주 해 먹을것 같다 


물론 아직 어린 히로는 한 입 맛 보더니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달래

내가 한국에 있었을때의 달래는 

주로 된장 찌개에 넣어 먹는 이미지

지금은 달래간장이랑 달래전 맛에 푹 빠졌다  






그렇게 비 내리는 4월의 봄날에 

부쳐져 나온 

쑥과 미나리와 달래 






일본 블로거이신 겨울바다님 블로그에서 

처음 알게 된후 푹 빠져 버린 달래간장 

올 봄 난 달래 간장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이 나이가 되도록 달래간장을 몰랐다는게 

한심할 정도다 






비오는 날 부쳐 먹는 부침개의 맛은 

특별한것 같다 

지금도 창 밖에선 빗소리가 들려온다 

좋다 빗소리가...

그리고 좋다 부침개 냄새가 ...


 그리고 이 나이가 되어도 아직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넘 많다는게

한편으론 한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설레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