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자유부인 그게 뭐꼬?

히로무 2017. 5. 19. 00:09

일본은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교칙도 까다롭고 또 엄마로써 해야 할 일들이 

이래 저래 많다 

히로가 고등학생이 된 지금  난 자유를 꿈꾼다 


자기야랑 히로에게 상의도 없이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나 한국 간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고 

자유부인을 꿈꾸며 훌쩍 떠났던  8일간의 한국 일정 


온전히 나 만을 위한 8일이기에 

하고 싶은것도 많았고 가 보고 싶은것도 많았었다 


자유부인이라 ... 자유여행이라 ...

는 무신 


울 아버지 따라 여기저기 친척들 만나러 다녔다 

외곽에 혼자 사시는 큰 어머님도 뵙고 

큰고모도 만나러 가고 

타 도시에 사는 막내 고모도 만나러 가고 

사촌들도 만나러 다니고 


오고 가는 날 빼고 6일중 5일을 

친척들 만나러 다녔다 











울 아빠  막내  왔다고 넘 좋아 하셔서 

하루종일 아빠랑 붙어 다녔다 

나는 아빠에게 맞춰 줄려 하고 

아빠는 나에게 맞춰 줄려하고 


예전엔 아빠보다는 엄마와 더 친밀했었던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친정 아빠와 더 친밀해 져 가는것 같다 


몇년전 위암 수술을 하시곤 

살이 쏙 빠지셔서 아빠를 보는 내 마음은 짠하다


어릴적 기억에 울 아빠 키도 엄청 크셨던것 같고 

또 한 덩치 하셨었다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 

이렇게 작고 여리셨나 싶다 

아니 내가 너무 커 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울 엄마 아빠 이번에 보니 지난번과는 넘 달랐다 

울 엄마도 움직임이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이젠 할머니구나 싶다 

울 아버지도 그렇고 ..


내 선배들이나 친구들은 말한다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 살아 계신것만 해도 어디야 "

그래 감사해야지 울 엄마 아빠 

아직까지 막내 딸 왔다고 

이것 저것 챙겨 주실수 있으시니 얼마나 감사 해야 할지 


또 한 선배는 말했다 

" 친정 엄마  안보면 안타깝고 

보면 안스러운데 

그 안스러움으로 인해 투닥 투닥 다투게 된다고 .."


이 나이가 되어도 엄마 아빠라 부르는 철없는 막내 

20대 초반에 집을 떠나 

혼자로 서울 생활을 했었다 

20대 중후반에 아빠의 반대를 기어이 

이겨내고 일본으로 왔었다 


난 아직 엄마 아빠에 대해선 20때 초반 

그때 그대로 멈춰 있다 


친정오빠에게 가끔 핀잔을 듣는다 

 넌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아빠 아빠냐"


그러게 말이다 점잖은 울 오빠랑 언니랑 달리 

난 철없는 막내딸 

오빠가 아무리 핀잔을 주어도 

난 영원히 엄마 아빠를 부르는 철부지 

막내 딸로 있고 싶다 


자유부인을 선언하고 첫 일정인 한국 방문 

자유 부인은 무신 ...


그래도 좋다 

이번엔 사위도 손자도 없으니

온전히 막내딸이 아빠 차지였다 


가을 추석때 일본 오시라고 

아빠 모시고 구청으로 여권 만들러 갔었다

엄마 여권은 기간이 남았는데 아빠 여권은 만기라서 ..


단수 여권... 5년... 10년..



 아빠 10년 짜리로 신청 할께


 뭐 할라꼬 

내가 그때까지 사나?


일본 오기전  나 혼자 서울에서 오래동안 살았었다

직장이고 뭐고 다 그만 두고 

시집갈때까지 아버지 옆에 있다 시집가라고 하셨었는데 

죽어라 말 안 듣는 딸이었다 


멀리 보내기 싫다고 그렇게 반대 하셨는데

청개구라 마냥 아빠 말은 무조건 반대로 하는 딸이었다 


아빠 걱정 안하시게 자기야랑 히로랑 

알콩 달콩 잘 사는게 

아빠에게 드리는 최고의 선물이란걸 안다 

알콩 달콩 잘 사는걸 아시기에 


 내가 이제 니 걱정은 안 한다 


그래 아빠 막내 딸 걱정 안 하셔도 되니까 

가을에 막내 딸 집에 또 한번 오셔요 


일본으로 돌아온지 겨우 하루 

벌써 엄마랑 아빠가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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