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라 불리는 남자

이것도 애국이야

히로무 2017. 3. 11. 00:18


이번주 자기야는 참 바쁘다 

월화 이틀간 나고야 출장 갔다오고 

그리고 수요일은 거래처 접대인지 

회식인지 하느라 늦게 오더니 

목요일도 또 늦는다 


우리 가족은 자기야랑 히로랑 

나랑  가족이 서로 일정을 알수  있도록 

스케쥴을 공유하는데 

목요일은 노미가이 (飲み会) 라고만 적혀 있다 

노미가이 ...

 말 그대로 한잔 하고 온다는 말인데 

평소라면 거래처 노미가이 

부서 노미가이

 상사랑 노미가이 ...

등등등 척 보면 알수 있도록 써 두는데 

목요일은 그냥 노미가이 라고만 ...



느지막히 돌아 온 자기야 

 나 오늘 애국 하고 왔다 

 ????  노미거이라더니 

갑자기 뭔 애국 ???


사연인즉 미팅 주선을 하고 왔다고 한다 

자기야 회사 여직원들 

노처녀들이 꽤 된다 

작년엔 단 한명도 결혼을 하지 않았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테니스 모임의 회원이랑 

작당을 하고 

자기야 회사 여직원 3명이랑 

테니스 모임 회원이 다니는 NEC직원 남자 3명이랑 

그렇게 미팅 주선을 하고 왔다고 한다


이 아저씨가 이젠 중매쟁이로 나서기로 했는지

근데 ... 미팅 주선이  뭔 애국이냐고 ..


 작년에 우리 회사 여직원들 한명도 

결혼 안 했다니까 ..

미팅 주선해서 한명이라고 결혼 시키고 

아이 태어나면 그게 다 애국이라니까 

요즘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다고 하잖아.


라는 울 자기야의 이상한 궤변이다 


하긴 그것도 애국이라 하면 

애국이긴 한데 ...


 그래서 어떻게  한 커플이라도 잘 될것 같아?

 모르지 ..

분위기는 좋았는데 

요즘엔 만남의 기회가 잘 없다네 

회사 집 회사 집 왔다 갔다 하는 생활들이라 ..

이렇게 미팅 이라도 주선 하면 

운 좋으면 한명 쯤 성사 되면 좋고 ...


 그 핑계로 한 잔 하고 올 핑계 만드는거

아니고?


자기야 회사 뿐 아니라 우리 회사도 그렇다 

다른 부서까지는 모르겠고 

우리 부서 50여명 중 결혼 한 사람은

35% ... 음 ... 40%가 안되는것 같다 

결혼 한 사람 보다 안한 사람이 더 많다 


그것도 흔히들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40대 남자들이 수두룩 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부서에도 

작년에 결혼 한 사람이 한명도 없다 

4년전  마지막으로 나오미짱이 결혼하곤 

4년간 결혼 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 

음 .... 

안 하는 거야 

아님 못하는 거야 ....



자기야 애국한다며 미팅 주선한다는 

핑계로 한잔 하고 온다니 

저녁 밥은 히로랑 둘이다 




자기야가 저녁밥 필요 없다고 하면 

아무래도 히로랑 둘이서는 

대충 때우게 된다 

미리 만들어둔 밑 반찬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어제 먹다 남은 카레로 카레 그라탕을 만들었다 

카레 그라탕 만들기는 넘 쉽다 


밥을 깔아주고 먹다 남은 카레 올려주고 

피자용 치즈 올려주고 토스트에서 7분 정도

치즈가 노릇 노릇 해 질 정도로

구워 주면 된다 






자기야 저녁 밥 필요 없다는 날은 

티를 내지는 않지만 

사실은  내가 속으로 빙그레 웃고 있다는걸 

자기야는 모른다


식은밥 남은 카레로 

대충 때워도 되니 사실은 좋다 


울 자기야는 회식이나 모임이 있지 않는한 

아무리 늦게  돌아 와도 반드시 집에서 

저녁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다 

너무 늦을땐 배 고프니까 뭐라도 사 먹고 오라해도 

꼭 집에 와서 밥을 먹는 울 자기야다 

그러니 가끔 이렇게 자기야 저녁을 안 차려도 되는 날은 

내가 속으로 빙그레 웃고 있다는 사실 

(요건 자기야에겐 비밀이다)



그나 저나 울 자기야 미팅 주선이 

작은 애국으로 이어 질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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