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시험 전날

히로무 2017. 2. 24. 00:00


2월 24일 금요일 

동경도 공립 고등학교 시험일이다 

사립 고등학교는 시험 날짜가 제각각이다 

한명이 몇군데 시험을 볼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립은 2주전쯤 시험과 결과 발표까지 모두 끝났다 

이제 마지막 공립학교 시험일이다 






쌤들의 응원 메세지 카드를 받아 든 히로

쌤들의 응원 메세지에 

눈 물 날것 처럼 찡 하단다

히로는 남자 아이치고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다 



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 라고 물으면 

딱히 뭘 먹고 싶다 잘 말을 하지 않는 히로가 

몇일전부터 시험 전날엔 스시를 먹고 싶다고 했었다 

그냥 흘러 들었는데 

몇 번을 시험 전 마지막 저녁은 스시라 노래를 부른다


 히로야 스시는 시험치고 와서 먹고 

오늘은 그냥 집에서 밥 먹자 


 난 반드시 오늘 먹고 싶어 

시험 전날 스시 꼭 먹어야겠어 

그렇게 결정 했어  


뭔 결정??? 

누가 결정 ??

안 부리던 고집을 부린다 

반드시 먹어야겠단다 


여름이 아니라 걱정은 안 되지만 

그래도 시험전날인데 

혹시라고 배탈이라도 날까

 날 것은 별로 먹이고 싶지 않았는데 

히로가 고집을 꺽지 않는다 

반드시 먹어야겠다고 ...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어쩌겠나 그래 스시 먹으러 가자 


자기야도 오늘은  

히로랑 같이 저녁 먹겠다고  일찍 퇴근해 왔다 

그렇게 셋이서 시험 전날 저녁은 스시 





히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스시다 

무섭게 먹어대면서 한다는 말이 


 나 요즘 넘 잘 먹는거 같아 

먹는거 최절정인것 같아 

엄마 돈 많이 벌어 

 화이팅 ! 


 헐 ! 

야.. 그건 보통 아빠들에게 하는 말이지

도대체 엄마를 뭐라 생각하는거야 

지금도 충분한데 

엄마가 얼마나 더 화이팅 하라는 거야 


 돈은 엄마 보다 아빠가 더 많이 벌겠지만 

아빤 돈 없잖아 


우리집 돈 보따리는 내가 쥐고 있다 

울 자기야는 나에게 용돈을 받아 쓴다 

고로 아빠는 돈이 없단다 


스시를 먹으면서 히로랑 자기야랑 

이야기 보따리가 터졌다

히로 친구 누가 어쩌고 저쩌고 

히로 친구인 무나토군이 A 라는 학교 갈려고 하는데 

무나토군의 헤어진 전 여친도 

같은 학교 진학 할려고 해서 

서로 좀 어색해 한다는 둥 


사립학교 입학을 결정한 친구 삼가군이 

지난주 스키 여행갔다 왔다고 자랑하는데 

짜식 얄밉다는 둥 


서로 반이 다른 친구 구마가야군이

오늘 점심시간에 일부러 히로의 교실까지 찾아 와서 

"히로 내일 화이팅! " 을 외쳐 주었다는 둥 


그리고 3월에 히로 생일인데 

반 친구들이 히로 집에 와서 놀고 싶다고 한다는 둥 

그러니까 생일파티 해 달라는 둥 


졸업식 노래가 결정 되었는데 

졸업식날 울것 같다는 둥 

엄마도 울테니까 손수건 준비하라는 둥 


친구들이 학교가 다 달라 뿔뿔이 흩어지는게 

슬프다는둥



뭐 그런 잡다한  이야기..


수험생인 히로도 

그 부모인 나랑 자기야도 전혀 긴장감이 없다

내일이 시험이라는데 

벌써 졸업식 이야기에다가 

생일 파티 이야기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겨우 고등학교 입시가 뭔 대수냐 마는

이번 입시를 준비하면서 히로가 한단계 성장 했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부모 의견 없이 

자기 스스로 가고 싶은 학교를 정하고 

진학 희망 학교가 자기 실력보다 수준높은 학교이기에 

히로 스스로 계획 잡고 공부를 했다


여름 방학때 첫 모의고사를 본후 

난 히로에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었다 



공부 하는게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면 

그래서 니가 행복하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

그냥 무리 하지 말고 안정권 학교에 가면 된다고 ..


하지만 히로 스스로 좀 더 노력해서 

안정권 학교가 아닌 좀 더 높은 학교를 목표로 정했었다 

자기 스스로 목표를 정했기에 

히로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했다 


난 히로에게 공부 해라 해라 하지 않았다 

내가 수험생인 히로에게 자주 한 말은 

 오히려 그냥 자라고 

피곤 하면 자고 1시간을 공부 하더라도 

집중 해서 하라는 말이다 


수험생인 히로도 또 그걸 바라보는 

나도 그다지 스트레스 받지 않은 1년이었던것 같다 

내일이 시험이고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난 이번 1년이 만족 스럽다 

아직 어리기만 한 히로라 생각 했었는데 

히로가 자기가 결정을 하면 

그 목표를 향해 스스로 하는 아이라는 걸 알았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아주 큰 수확이었다 


사춘기와 수험생이란게 함께 온 어려운 시기였지만 

히로는 잘 견뎌 주었고 

여전히 재잘 재잘 아빠랑 엄마랑 대화도 많이 하고 

특히 아빠랑은 친구처럼 장난도 잘 치고 


내일이 시험이니 일치감치 자겠다고 

2층으로 올라가는 히로에게 

한마디 해 주었다 


 히로 결과는 중요치 않아 

아니 사립 학교 합격증 받았으니 

결과는 이미 나온거나 마찬가지야

1년간 넌 아주 잘 했어 

잘 자



'히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로랑 자전거   (0) 2017.03.07
추카 추카 추카 !  (0) 2017.03.03
사립 고등학교시험날 그리고 ..  (0) 2017.02.13
참 엉뚱하다 수험생 울 아들   (0) 2017.01.30
수험생 히로와 보낸 주말   (0) 201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