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히로 이제 시험이 한달도 안남은
수험생이다
학교 안가는 주말인 토, 일요일엔
오전엔 집에서 늦잠도 좀 자고 TV도 보고 놀다가
점심 먹고 도서관으로 가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
아침밥 잘 먹고 TV 보던 히로가 어느샌가 사라졌다
자기야 히로가 없네
어디갔어?
가긴 어디가 자기방에서 잠이라도 자겠지
히로 방에 없는데 ...
어??? 히로야
마당에서 히로가 대답을 한다
마당에 나가보니
헐 !!!!
세상에나 히로가 마당에서 땅을 파고 있다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얘가 도대체 왜 갑자기
땅을 파고 난리냐고
그것도 시험을 한달도 안 남기고 말이야
야 ! 너 지금 도대체 뭐 하는거야?
응 연못 만들려고 땅 팠어
헐 ???????
웬 연못 ???
그것도 한 겨울에
그것도 남들은 머리 싸 매고 공부한다고 난리인 이때에
원서 써 내고 이젠 시험만 남겨 두고 있는 이때에
도대체 도대체 이해 불능 ..
얘가 아무데나 막 파면 어떡해
엄마가 이것 저것 심어 뒀는데
엄마 걱정마
내가 잘 보고 아무것도 안 심긴 곳을 팠으니까
야 ! 겨울인데 아무것도 안 심긴줄 어떻게 알아
거긴 부추 심어둔 자리란 말이야
내가 미친다 미쳐
시험 한 달도 안 남겨둔 수험생이
공부는 안 하고
할 일 없으면 부족한 잠이나 잘 것이지
아니 아니 무엇보다도 내가 부추를 심어 둔 곳을
한 마디 말도 없이 파 헤치고 있다는게
말이 되냐고 ???
진짜 내가 이해 할려고 해도 이해가 안되네
엄마 괜찮아 괜찮아
부추도 부추고
땅을 파다가 방해 된다고 꽃나무 가지랑
뭐 이것 저것 다 잘라내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야! 갑자기 연못은 무슨 연못이야
연못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 지는줄 알아
그리고 연못을 만들어도 그렇지
엄마에게 한 마디 말이라도 하고 해야지
아무대나 막 그렇게 파내면 어떻게 해
니 맘대로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리고 너 수험생이야
시험 한달도 안 남았어
하더라도 시험 끝나고 하던가
다다다다다 쏘대는 엄마의 기관총 같은
불평들 ..
에이 엄마 이건 스트레스 해소
괜찮아 괜찮아
히로는 괜찮아 괜찮아가 입 버릇이다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건지
그리고 다음날인 일요일 오전
또 마당에 나가 저러고 있다
엄마 방수 시트 사러 가야 되는데 ..
야 ! 연못을 만들던
방수 시트를 사던 시험 끝나고 해
엄마 저거 절대 흙으로 도로 덮으면 안돼
절대로 덮지마
내가 연못 멋있게 만들거니까
왜 갑자기 연못에 꽂혔는지 이해 불가다
딱딱한 겨울땅 오전 2시간을 저러고 있다가
샤워 하고 밥 먹고 도서관 간다고 집을 나섰다
진짜 진짜 이해 불가
웬 연못?
그것도 시험 한달도 안 남긴 수험생이
그것도 추운 겨울날 딱딱한 겨울 땅을
저렇게 파야만 해야 하는 거냐고 ???
땅을 파더라도 시험 끝나고
꽃피고 새가 우는 따뜻한 봄 날에 하면 될것을
그나저나 걱정인게
히로는 한가지에 꽂히면 그것만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아마도 공부 하면서도
머리속에는 연못을 어떻게 만들것인지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히로는 그런 아이다
집중해서 공부가 안 될텐데...
왜 하필 이 중요한 시기에
엉뚱하게도 연못에 꽂혔는지
히로의 성격을 알기에 한숨만 나온다
한겨울날 시험 코 앞에 두고
겨울 땅 파 헤치는 아이는
아마 이 세상에 히로 뿐 아닐까 싶다
파헤져진 땅
그리고 여기저기 잘라져서 엉망인 꽃나무 가지를 보니
참 내 ....
히로야 그래도 니가 명색이 수험생인데
열공하는 흉내라도 좀 내자
웬 연못???
참 뜬금없다 울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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