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 이야기

참 엉뚱하다 수험생 울 아들

히로무 2017. 1. 30. 00:00


중학교 3학년 히로 이제 시험이 한달도 안남은 

수험생이다 

학교 안가는 주말인 토, 일요일엔 

오전엔 집에서 늦잠도 좀 자고  TV도 보고  놀다가

점심 먹고 도서관으로 가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 

아침밥 잘 먹고 TV 보던 히로가 어느샌가 사라졌다


 자기야 히로가 없네 

어디갔어?

 가긴 어디가 자기방에서 잠이라도 자겠지 


 히로 방에 없는데 ...

 어???  히로야 


마당에서 히로가 대답을 한다 


마당에 나가보니 

헐 !!!!

세상에나 히로가 마당에서  땅을 파고 있다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고 얘가 도대체 왜 갑자기 

땅을 파고 난리냐고 

그것도 시험을 한달도 안 남기고 말이야 


 야 ! 너 지금 도대체 뭐 하는거야?

 응 연못 만들려고 땅 팠어 


헐 ???????

웬 연못 ???

그것도 한 겨울에 

그것도 남들은 머리 싸 매고 공부한다고 난리인 이때에 

원서 써 내고 이젠 시험만 남겨 두고 있는 이때에 


도대체 도대체 이해 불능 ..

  얘가 아무데나 막 파면 어떡해

 엄마가 이것 저것 심어 뒀는데


 엄마 걱정마 

내가 잘 보고 아무것도 안 심긴 곳을 팠으니까


 야 ! 겨울인데 아무것도 안 심긴줄 어떻게 알아 

거긴 부추 심어둔 자리란 말이야 


내가 미친다 미쳐 

시험 한 달도 안 남겨둔 수험생이

공부는 안 하고  

할 일 없으면 부족한 잠이나  잘 것이지 

아니 아니 무엇보다도  내가 부추를 심어 둔 곳을 

한 마디 말도 없이 파 헤치고 있다는게 

말이 되냐고 ???






진짜 내가  이해 할려고 해도 이해가 안되네 


 엄마 괜찮아 괜찮아 









부추도 부추고 

땅을 파다가 방해 된다고 꽃나무 가지랑 

뭐 이것 저것 다 잘라내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야! 갑자기 연못은 무슨 연못이야 

연못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 지는줄 알아 

그리고 연못을 만들어도 그렇지 

엄마에게 한 마디 말이라도 하고 해야지 

아무대나 막 그렇게 파내면 어떻게 해 

니 맘대로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리고 너 수험생이야

 시험 한달도 안 남았어 

하더라도 시험 끝나고 하던가 


다다다다다 쏘대는 엄마의 기관총 같은 

불평들 ..


 에이 엄마 이건 스트레스 해소

괜찮아 괜찮아 


히로는 괜찮아 괜찮아가 입 버릇이다 

도대체 뭐가 괜찮다는 건지 





그리고 다음날인 일요일 오전 

또 마당에 나가 저러고 있다


 엄마 방수 시트 사러 가야 되는데 ..


 야 ! 연못을 만들던 

방수 시트를 사던 시험 끝나고 해 


 엄마 저거 절대 흙으로 도로 덮으면 안돼 

절대로 덮지마 

내가 연못 멋있게 만들거니까



왜 갑자기 연못에 꽂혔는지 이해 불가다 

딱딱한 겨울땅 오전 2시간을 저러고 있다가 

샤워 하고 밥 먹고 도서관 간다고 집을 나섰다


진짜 진짜 이해 불가 

웬 연못?

그것도  시험 한달도 안 남긴 수험생이 

그것도 추운 겨울날 딱딱한 겨울 땅을 

저렇게 파야만 해야 하는 거냐고 ???

땅을 파더라도 시험 끝나고

꽃피고 새가 우는 따뜻한 봄 날에 하면 될것을 


그나저나 걱정인게

히로는 한가지에 꽂히면 그것만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아마도 공부 하면서도 

머리속에는 연못을 어떻게 만들것인지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히로는 그런 아이다 

집중해서 공부가 안 될텐데...

왜 하필 이 중요한 시기에 

엉뚱하게도 연못에 꽂혔는지 

히로의 성격을 알기에  한숨만 나온다 






한겨울날 시험 코 앞에 두고 

겨울  땅 파 헤치는 아이는 

아마 이 세상에 히로 뿐 아닐까 싶다 


파헤져진 땅 

그리고 여기저기 잘라져서 엉망인 꽃나무 가지를 보니 

참 내 ....



히로야 그래도 니가 명색이 수험생인데 

열공하는 흉내라도 좀 내자 

웬 연못???


참 뜬금없다 울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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