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출근 하지 않는 마누라 따라
함께 휴가 낸 우리집 큰 남자 자기야
마눌에게 데이트 신청 할려나 혼자로 김칫국 먹고
착각 에 빠졌던 금요일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착각
이 남자 금요일 날의 만행을 보상이라도 할려나 보다
토요일 시험 한달여 남은 히로는 도서관에 보내놓고
나랑 자기야랑 둘이서 드라이브 가자네 ..
아니 모꼬짱도 같이
꼬불 꼬뿔 산길 한시간 정도 달렸나 보다
겨울이라 삭막하기만 한 한적한 교외
네비게네션 보니 바로 눈 앞에 호수가 있는데
그냥 지나친다
호숫가 산책 하자고 하니
바람도 불고 날도 추운데 무신 호수냐
호수는 날 따뜻해지면 가고
그냥 공원 산책 하자네
울 집 주변에도 차고 넘치는게 공원인데
뭔 공원 산책하러 1시간을 달려 오냐고 ..
추운 겨울날의 산속의 공원 산책
모꼬짱만 신났다
모꼬짱은 자기야에게 어리광이 넘 심하다
산책을 나왔는데 조금 걷고는
자기야에게 안아 달라고 어리광
모꼬야 너 산책 나온거야
안아 달라면 어떡해
마누라에겐 짜면서도
모꼬짱에게만은 한 없이 부드러운 남자
이 남자 모꼬짱 어리광에 얼른 안아 줄려고 하다가
마누라의 질투어린 시선을 느꼈나 보다
일단 모꼬를 안긴 했는데
마누라의 못마땅한 얼굴 한번 보더니만
씨익 웃으며 모꼬짱 안아 주는걸 단념
그렇게 산책을 끝내고
꼬불 꼬불 산길의 한적한 커피&크로와상 집
지난번 한번 와 보고 내가 좋다고 했더니
오늘은 이 곳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한시간 꼬불 꼬불 산길을 달려 온 것이다
이 가게 목요일도 놀고 금요일도 놀고
평일엔 10시부터 5시까지만 문 열고
주말에도 10시부터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물류 창고였던 것 같은 단순한 구조다
조명도 바꾸지 않고 그냥 페인트만 새로 칠한
넘 심플한 가게다
그래도 이 가게 주차장에 차를 세울곳이 없을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커피도 맛나고 크로와상도 맛나니까 ..
나중에 요런 커피숍이나 하나 했으면 좋겠다 싶다
산 속의 매서운 겨울 바람에
실외 테라스석엔 아무도 없이 텅텅 비어 있고
실내만 사람들이 바글 바글
테라스석이긴 하지만 유리벽으로 주변을 막아서
매서운 겨울 바람은 피할수 있고
파워가 센 스토브 옆에 자리 잡고 앉아보니
하나도 안 춥다
모꼬가 있어서 실내에 들어 갈수가 없기도 하고
사람들로 바글 바글 하는 실내보단
조용히 커피 마시며 책을 읽기엔
테라스 석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커피는 따스하고 맛나고
크로와상은 바삭 바삭 달콤
1시간을 달려온 보람이 있다
따뜻하다 못해 후끈 후끈한 스토브를 끼고 앉아
맛난 커피 한 모금
그리고 들고 온 책 한권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우아하게 책을 읽는
내가 그런 여자다.. 오늘은 ..
디스토리의 초 유명 블로거 케이님
아마도 블로그 기웃 거리는 사람치고
이 블로그를 모르면 간첩이지 않을까 싶다
그 분이 책을 내셨다
갓 인쇄 되어져 나온 따끈 따끈한 책 한권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
조금만 읽고 자기야랑 수다 떨어야지 했는데
여기까지만 읽고 그만 읽어야지 하다가
한장 더 넘겨 버리고
진짜 여기까지만 읽고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
또 한장 넘기고 ..
같은 일본땅에서 한국 여자가
한국이란 나라를 사랑하는 일본 남자랑
살고 있다는 공통점 떄문일까
한장 한장 읽다보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덮을수가 없다
내남편도 일본이라서..
마누라가 책 속에 빠져 드니
울 자기야도 말없이 빼 들었다
칼을 빼 든건 아니고
책을 빼 들었다
ㅎㅎ
모꼬는 따스한 스토브 열기 떄문인지
내 무릎에서 꼬박 꼬박 졸고 있고
테라스 석이라 추울거라는 선입견 때문에
아무도 테라스 석엔 얼씬도 안 한다
자기야랑 나랑 테라스석 전세 내고 앉아
자그만치 3시간 반을 책이란 씨름을 했다
그나저나 울 자기야는 뭔 책을 읽기에
메모까지 하면서 열공하는건지 ...
비록 커피 한잔이랑 크로와상 하나를 먹기 위해
바람 찬 추운 겨울날
꼬불 꼬불 산길을 한시간 달려 달려 왔지만
그 가치 충분히 있다
자기야 우리 여기 또 오자
책 한권 들고 커피 마시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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