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모시고
나고야의 제일남쪽 지다반도로 여행을 떠났다
시원함을 찾아 바닷가로 달려 갔지만
바다.. 물론 바람은 있지만
후덥지근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기엔 역부족인듯 하다
난 바다 보다는 산 속의 계곡 파이다
나무 한그루 없이 그늘 하나 없이
햇볕에 잔뜩 달궈진 모래 사장 ....
음 ... 별로다
바닷가 까지 갔지만 수많은 인파와
무더위에 바다를 뒤로 하고
근처에 있는 계곡으로 핸들을 꺽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
시원한 산 속의 울창한 나무들
역시 바다 보단 산이다
시부모님 모시고 떠난 여행길이지만
노는게 다르다
히로는 아이답게 물놀이를 하고 싶고
70이 넘으신 시부모님은
좀 더 편안히 여유롭게 보내고 싶으시고 ...
그렇게 놀기엔 이 곳이 딱이었다
시부모님은 산 길 따라 구비 구비
미니 골프를 즐기셨다
" 미짱도 같이 가서자" 는 시어버님의 말씀에
시부모님을 따라 가야 할지
히로와 남편 따라 물놀이를 가야 할지 ..
고민 할 필요도 없이
당근 시부모님 따라 가서
여우짓 하는 걸로
처음엔 시부모님 뒤 쫄쫄 따라 다니며
음료수도 건네 드리며
좋은 며느리 코스프레를 좀 하다가
두 분이 재미있게 노시는 것 같아서
살짝 빠져도 괜찮을것 같다는 판단에
아버님 저 히로한테 좀 갔다 올께요
잽싸게 히로랑 자기야가 놀고 있는
계곡의 물 놀이장으로 ..
시원한 계곡의 물놀이에
신이 난 히로랑 자기야
당장 나도 물 속으로 뛰어 들고 싶었지만
아버님이 찾으시기 전에
또 쫄쫄 따라 다니며
좋은 며느리 코스프레 해야 하니까
물속에 뛰어 들고 싶은 욕망을
꾹 꾹 참으며
부모님 계시는 골프 갔다
자기야와 히로가 있는 계곡에 갔다
왔다 갔다 두번 했더니
땀이 뻘 뻘
한 여름 무더위에 나만 극기 훈련 하는거???
다 포기하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자리 잡고
앉아 있으니
아버님이 도루코 아이스크림을 사 오셨는데
그것도 다섯개를 동시에 ....
"아이고 ...아버님
히로랑 자기랑 옷 갈아 있으러 갔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벌써 사 오시면 어쩌라고 ..."
이 더위에 아이스는 줄줄 녹아 떨어지고
아버님 하나 드시고 어머님 하나 드시고
난 혼자서 줄 줄 녹아 내리는
도루코 아이스 세개를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줄줄 녹아 내리는 아이스 세개를
나 혼자서
핥아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아이스가 절반 정도 녹아 내리고 나서야
옷 갈아 입고 돌아온 자기야와 히로에게
녹아서 없어졌는지
내가 핥아 먹어서 없어졌는지
어쨋든 반만 남은 볼쌍 사나운 아이스를
건네주고야
후 ~ 하고 한숨을 쉬었다는 ...
같이 가서 잠시 따로 놀았지만
부모님도 좋아 하시고 히로도 좋아 하고...
근데 난 뭐 했다고 이리 지치는 건지 ...
아 ! 덥다 더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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