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댁과 한국친정

같이 가서 따로 놀기

히로무 2015. 8. 15. 00:08


시부모님 모시고 

나고야의 제일남쪽 지다반도로 여행을 떠났다 


시원함을 찾아 바닷가로 달려 갔지만 

바다.. 물론 바람은 있지만 

후덥지근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 주기엔 역부족인듯 하다 

난 바다 보다는 산 속의 계곡 파이다 

나무 한그루 없이 그늘 하나 없이 

햇볕에 잔뜩 달궈진 모래 사장 ....

음 ... 별로다 


바닷가 까지 갔지만 수많은 인파와 

무더위에 바다를 뒤로 하고 

근처에 있는 계곡으로 핸들을 꺽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

시원한 산 속의 울창한 나무들 

역시 바다 보단 산이다 


시부모님 모시고 떠난 여행길이지만 

노는게 다르다 

히로는 아이답게 물놀이를 하고 싶고 

70이 넘으신 시부모님은 

좀 더 편안히 여유롭게 보내고 싶으시고 ...


그렇게 놀기엔 이 곳이 딱이었다 





시부모님은  산 길 따라 구비 구비 

미니 골프를 즐기셨다 

" 미짱도 같이 가서자" 는 시어버님의 말씀에 

시부모님을 따라 가야 할지 

히로와 남편 따라 물놀이를 가야 할지 ..


고민 할 필요도 없이 

당근 시부모님 따라 가서 

여우짓 하는 걸로 





처음엔 시부모님 뒤 쫄쫄 따라 다니며 

음료수도 건네 드리며

좋은 며느리 코스프레를 좀 하다가 

두 분이 재미있게 노시는 것 같아서

살짝 빠져도 괜찮을것 같다는 판단에 

 

 아버님 저 히로한테 좀 갔다 올께요 


잽싸게 히로랑 자기야가 놀고 있는 

계곡의 물 놀이장으로 ..


시원한 계곡의 물놀이에 

신이 난 히로랑 자기야 










당장 나도 물 속으로 뛰어 들고 싶었지만 

아버님이 찾으시기 전에 

또 쫄쫄 따라 다니며 

좋은 며느리 코스프레 해야 하니까 

물속에 뛰어 들고 싶은 욕망을 

꾹 꾹 참으며 


부모님 계시는 골프 갔다 

자기야와 히로가 있는 계곡에  갔다 

왔다 갔다 두번 했더니 

땀이 뻘 뻘 

한 여름 무더위에 나만 극기 훈련 하는거???


다 포기하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자리 잡고 

앉아 있으니 


아버님이 도루코 아이스크림을 사 오셨는데 

그것도 다섯개를 동시에 ....


"아이고 ...아버님 

히로랑 자기랑 옷 갈아 있으러 갔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벌써 사 오시면 어쩌라고 ..."


이 더위에 아이스는 줄줄 녹아 떨어지고 

아버님 하나 드시고 어머님 하나 드시고

난 혼자서 줄 줄 녹아 내리는 

도루코 아이스 세개를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줄줄 녹아 내리는 아이스 세개를

나 혼자서  

핥아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아이스가 절반 정도 녹아 내리고 나서야 

옷 갈아 입고 돌아온 자기야와 히로에게 

녹아서 없어졌는지 

내가 핥아 먹어서 없어졌는지 

어쨋든 반만 남은 볼쌍 사나운 아이스를 

건네주고야 

 후 ~ 하고 한숨을 쉬었다는 ...



같이 가서 잠시 따로 놀았지만 

부모님도 좋아 하시고 히로도 좋아 하고...


근데 난  뭐 했다고  이리 지치는 건지 ...

아 ! 덥다 더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