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짱이 사는 동네는

그냥 둘 순 없잖아?

히로무 2014. 4. 5. 19:08


어제 히로와 둘이서 예쁜 벚꽂도 보며 거닐었던 반딧불 연못

습지인지라 미나리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미나리뿐아니라 달래에다 쑥등등...

반딧불은 물이 깨꿋한 곳에서 서식하니 

분명 좋은 물에서 자라는 미나리일게고.. 


일본 사람들은 미나리도 달래도 먹지 않는다 

쑥은 가끔 떡의 재료로 들어가지만 

일반 가정에서 한국처럼 국을 끓여 먹는다거니 하지 않는다 

가끔 미나리는 파는 슈퍼도 있긴 하지만 극히 일부이고 

달래나 쑥을 파는것은  본 적이 없다 

물론 지역에 따라 음식도 다르니 먹는 곳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

그러다 보니 널린게 쑥이고 달래다 

일본인들에게 쑥과 달래는나물이 아니라  그냥 풀이다 


에제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 와선 

머리속에서 싱싱한 미나리가 떠나지 않는다 

미나리 음....



결국 오늘 아침 나물 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 많은  미나리를 그냥 둘수 없어서..

여기 저기 미나리 천지다 

내 눈에는 마치 어서 나를 뜯어 주소 하고 유혹하는듯이 보인다 


반딧불 연못은 평소엔 사람들이 잘 오지 않아서 

내가 쭈그리고 않아서 나물을 캐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사람이 없다는게 무엇보다 좋다 

이제부터 이곳을 나의 개인 미나리 밭으로 할까보다 





미나리는 생채도 좋겠고 

오징어 넣고 초고추장에 버무려도 맛잇을것 같다 

미나리의 향기가 너무 좋다 





달래는 무쳐 먹을까 된장찌개를 끓일까?

많이 캐 왔으니 뭐 둘다 해 먹지 뭐 .


 



 쑥국도 좋지만 쑥국을 끓이면 히로는 먹지 않을테고

히로가 좋아 하는건 쑥으로 만든 덴뿌라다  

집에서 덴뿌라 할려니 좀 귀찮지만 

히로가 좋아하니 내일 쯤 튀겨야 겠다 





민들레는 얼마전 우연히  어떤 블로그에서 민들레 나물을 

무쳐 먹는다는걸 알았다 

난 사실 민들레를 먹어본적은 없었지만 

한번 뜯어 와 보았다 

맛은 씀스름 하다는데 

건강에 너무 좋을것 같아서 일단 뜯어 보았다 






집으로 돌아와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서 나물을 다듬었다 

달래를 뿌리까지 깨끗이 씻어 낼려는 꽤 시간이 걸려

쭈그려 앉은 다리가  쥐가 날 지경이다 

시간이 걸렸지만 수확한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오늘은 우선 미나리는 생으로 

그리고 달래는 살짝 데쳐서 

미나리와 달래를 다진  마늘 팍팍 넣고 초고추장에 무쳐 보았다 

둘다 워낙 향이 강한 나물이라 히로는 인상을 찡그리며 

먹기를 거부 하고 

자기야와 난 밥에다 비볐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블로그 시작한지 130일째




내가 사는 우리 동네 참 좋다 

동경에도 이런 동네가 있어요 라고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다 

맛있는 나물이 지천으로 깔린 우리 동네다 

가을이면 은행이 길거리에 쫘악 깔려도 주어 가는사람 없고 

(가끔 한 두사람 있긴 하다)

줍자고 마음만 먹으면 한쏘쿠리 줍는건 일도 아니다 

그리고 도토리 너무 많아서 돌처럼 보인다

도토리 줍는 사람 본 적도 없다 

내가 언젠가  일본인에게 도토리로 두부 처럼 만드는 묵이라는게 있는데  

엄청 맛있고 영양가가 많다고 하니 

도토리 먹는다는 말 처음 듣는다고 했다 

은행이나 도토리 줍고 나물 뜯어갈 경쟁자가 없으니 

한국분들 오시면 엄청 좋아 하실것 같은 우리 동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