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이 일을 어째

히로무 2017. 3. 30. 00:32


오끼나와의 깨끗하고 한적한 바닷가를 거닐며 

이쁜 조개껍질이랑 작은 산호 조각들을 

몇개 주워 왔다 


동경 근처의 바닷가에선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쁜 조개껍질을 줍기가 쉽지가 않은데 

오끼나와의 바닷가엔 조개껍질이랑 

산호 조각들이 얼마나 많은지 ..

말그대로 널린게 조개껍질이었다 


모양이 이쁘고 맘에 드는 조개껍질을 몇개 줍다가 

깜짝 놀랐다 

세상에나 조개껍질이 내 손 위에서 기어 

다니는게 아니가 


 알고 봤더니 임자가 있는 조개껍질이었다는 ..




조개껍질의 임자는 바로 야도가리 

야도가리가 한국말로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 


게인데 빈 조깨껍질을 집 삼아 사는 아이들이다 

조개껍질에 정착해 살다 몸이 커지면 

짊어지고 다니던 조개껍질은 버리고 

자기 몸에 맞는 더 큰 조개껍질을 

찾아 이사 다니며 사는 게다 


이뻐서 집어 든 조개 껍질이 

야도가리 집이었다는 ...


넘 이뻣지만 그래도 남의 집을 강탈하는 

무법자가 되어서는 안되겠기에 얌전히 놓아두고

빈 껍질임을 확인해 가며

조개껍질이랑 산호 조각들을 주었다 


동경 집으로 돌아와 짐가방을 정리하는데 

세상에나 여행 가방속을 

조개 껍질이 기어 다니는게 아닌가 


이게 어찌된일 ???


내가 조개 껍질을 줍자 

히로가  엄마에게 몇개를 주워 주었는데  

히로가 주운 그 몇개의 조개 껍질속에 

야리가리가 한 놈 섞어 들었나 보다 


이 아이에게 미안해서 어쩐다나 

살기 좋은 멋지고 깨끗한 오끼나와 바닷가에서 

공기 안 좋고 바다도 없는 

머나먼 동경 까지  그것도 비향기 까지 타고 

유괴를 해 버렸으니 ...


히로가 주워준 조개도 내가 잘 살펴 볼껄....

지금와서 후회해도 어쩔수 없고 

근처에 바닷가가 없으니 놓아 줄수도 없고 

이대로 죽을때를 기다릴수도 없고 


바로  물고기 파는 홈센터로 달려가 

물에다 넣어주면 바닷물 처럼 소금물이 되는

약이라고 해야 하나 뭐라 해야 하나 

그거 한병 사 들고 왔다 






바로 이놈이다 

오끼나와에서 우리집으로 유괴 되어 온 야도가리가 ...


홈센타에서 사온 약을 넣고 

바닷물 만들어 

집에 있던수족관 하나에다가 

돌맹이도 몇개 넣어주고 

그렇게 그렇게 오끼나와 바다와는 

비교 될만큼 안 좋은 환경이지만 

살려 보려 애를 썼다 



미안해서 어쩐다나 

나름 살려 보려 

애쓰는 중인데 

살아 줄려나 






본의 아닌 유괴 사건을 저절러 버렸다 

그나저나 잘 살아줄려나 ..


근데 얘네들은 뭘 먹고 사나 

멸치 넣어 주면 될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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