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짱이 사는 동네는

일본에서 새해 맞이 처음으로 하는 일

히로무 2017. 1. 2. 00:00


2016년 몇시간 남기지 않고 

TV앞에 모여 앉아 KBS 베스트 커플 송송 커플이랑 

차인표 차미란 커플을 보며 하하 호호 하다보니 

어느새 0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


새해가 밝았다 

0시가 되자마자 자기야랑 뚜꺼운 잠바입고 

목도리 두르고 중무장을 한후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우리집에서 5분도 안 떨어진 

아니 5분이 뭐야 

겨우 200미터 남짓한 곳

말 그대로 엎엊면 코가 닿을 만큼 가까운 울 마을의 

정말 작은  신사가 목적지다 


마을 신사에 가서 참배를 하고 

마을 어르신들이랑 이웃들 만나 새해 인사하는게 

목적이다 




아는 얼굴들 .. 

반가운 부인회 임원들이 

주민들에게 나눠 줄 돈지루를 끓이고 계셨다 

(돈지루는 우엉 연근 무우 당근 등등 

각종 뿌리채소랑 돼지고기넣고 된장으로 맛을 낸 국물 요리다 )


돈지루랑 단술(아마사케) 를 커다란 가마솥에다가 

끓이고 있는 울 동네 부인회  임원들 

 멀리서 나를 알아보시고 손을 흔들어주시는  

부인 회장 우찌다상 

난 손을 흔드는 대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렸다 



차례 차례 줄을 서서 기다리며 

아는 얼굴 보면 반가히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덕담을 나누며 이웃들이랑 인사를 나눈다 


순서가 되어  

울 동네를 지키는 신사에 새해 소망을 기원하고 

( 단 당연 히로위 합격 기원)









부인회 정성이 가득 한 돈지루랑 

후꾸 부꾸로 (복 주머니) 받아 들고 

따뜻한 모닥불 앞으로 





신사 구석의 땅을 파서 

커다란 모닥불을 피워 주민들의 추위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고 있는것만으로도 

참 마음이 평화로워 지는 것 같다 


모닥불 앞에 서서 돈지루 홀짝이고 있는데 

동네 제일 어르신인 마에지마 할아버지가 

 먼저 인사를 건네오신다 

행사 진행 하시느라 바쁘신것 같아서 

먼저 인사를 건네지 못하고 있었는데 

먼저 알아 보시고 인사를 건네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한분이 아는척 하시니 그 옆에 계신분들도 

" 어 ! 김상이네 .. 

이리 와 앉아서 한잔 하고 가야지 "





천막 밑 의자까지 내 주시며 앉아라 하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다 

내가 울 동네 할아버지들에게 한 인기 한다 

ㅋㅋㅋㅋ

한국에서도 그랬는데  어릴때부터

 연세드신 할아버지들에게 인기가 많았었는데 

이 인기는 일본에 와서도 변함이 없다 

ㅋㅋㅋ


통통하니 옛날말로 부자집 맏며느리감이라 하던가 

그래서 한국에서도 어르신들에게 귀여움을 받았는데 

 일본에 와서도 중년의 이 나이에도 

어르신들이 이뻐라 해 주신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어르신들은 

 통통하고 푸근한  인상을 좋아하시나 보다 


새해 첫 날부터 웬 자랑질 ....

여기에서 고백을 하자면  부잣집 맏며느리감이라 

어르신들에겐 인기가 있었지만 

부잣집 맏며느리감 같아서 젊은 남자들에겐 

인기가 없었다는 결론 

젊은 남자들이 쭉쭉 빵빵을 좋아하지 누가 

부잣집 맏며느리처럼 생긴 여자를 좋아하겠는가



한 2,30년 전 쯤 태어났으면 미인이란

 소리를 들었을텐데 말이지

시대를 잘못 타고 난 것 같은 작은 아쉬움 

아쉽다 ...

새해부터 웬 헛소리???





결론은 날 이뻐 해 주시는 동네 원로

할아버지들의 초대로 

울 가족은 특별히  모닥불 옆 천막밑 의자에 앉아

편하게 돈지루를 먹고 

게다가 특별히 내어 주신 맥주랑 안주까지..



새해부터 맥주로 건배란걸 ..


 



울 자기야는 잘난 마누라 둔 덕분에 

어부지리로 맥주로 건배 


동네 원로들이랑 동네 주민들이랑 

새해 첫인사를 신사에서 이루어졌다 


뭐 멘트는 항상 똑 같다 

" 작년에 신세가 많았어요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



그렇게 동네 주민들이랑 새해를 맞이 했다







신사에서 받아든 복주머니 

우리 동네엔 신사에 온 모든 참배객에게 

복 주머니를 선물로 준다 

우리 동네 사람이 아니더라도..







올해의 복 주머니 내용을 보니 티슈랑 

칫솔이랑 입욕제 

그리고 코콜이 방지액???

요건 또 뭐냐 코골이 방지 ...


울 동네 사람들은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코골이 방지액을 나눠 주니 말이다 


울 동네의 이런 시골스럼이 넘 좋다 

아는 얼굴이나 모르는 얼굴이나 

다들 만나면 인사를 나누고 

새해 첫 인사를 신사에서 동네 주민들이랑 

덕담을 나누며 돈지루랑 단술같은 

간단한 음식을 함께 나눌수 있는 곳 


올 한해도 기분 좋은 출발을 한것 같다 

동네 어르신들의 환히 웃는 건강한 모습도 보고 ..

올 한해도 모두들 건강하시길 기원해 본다 

내년 첫날도 이렇게 신사에서 

함께 첫 인사를 나눌수 있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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