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오래도 살았다

히로무 2016. 12. 1. 08:39


11월 29일은 자기야랑 나랑 결혼이란걸 한 날이다 

그것도 자그만치 19년전에 ...


한국 형제들 단체 카톡에 

"막내 결혼 기념일 19주년이다" 고 보냈더니 

울 친정오빠 첫 반응이

"오래 살았네"


그렇다 그러고보니 참 오래도 살았다 

지나고보니 19년이란게 참 짧다 


처음에 자기야를 집에 데려갔을때

타국으로 막내 보내고 싶지 않아 

그렇게 반대 하시던 울 친정 아버지...


미운짓 여수짓만 하던  철부지 막내 

멀리 일본에서 이렇게 잘 적응하고 사는게 

 요즘엔 대견해 하시는것 같은것 

나의 착각일까나 ...






내 생일 4일 후가 결혼 기념일이다 

연달아 축하 할 일이 있다보니 

그냥 그렇다 

또? 라는 느낌 

게다가 평일이라서 더욱 

게다가 게다가 내가 1년중 제일 바쁜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더더욱 ...


자기야 서둘러 퇴근 할테니 함께 저녁하잖다 

덕분에 수험생인 히로는 

또 학원 땡땡이다 

참 우리부부는 수험생인  히로에게 뭔 짓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도움을 주진 못할 망정 

툭하면 학원 땡땡이 치고  우리랑 같이 놀자고 

아들을 유혹하는  

결혼 19년차 철부지 부부다  

울 부부가   .....

 

평소 자기야가  눈 여겨 봐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다 

예약도 없이 그냥 그냥 갔다 

주차장 차가 가득이라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한 자리 비어 있었다 









화덕구이 피자가 맛있다는 집이다 

화덕구이다 보니 주문하고 피자가 나올떄 까지 

시간이 꽤 갈린다 


히로는 콜라 

자기야랑 나는 와인 주문하고

울 테이블 담당 오빠야가 

"빨간 와인 줄까요 하얀 와인 줄까요"

묻는데 자기야랑 나 둘이서 동시에 

     빨간 와인 !!!


19년 살다보니 호흡이 딱 딱 맞는다 

자기야랑 둘이서 망설임 없이  동시에 빨강을 외치는걸 보니 ..


피자가 나올때 까지  

안쵸비 포테토를 안주 삼아 

빨간 와인 홀짝 홀짝 ...


자기야가 빨간 와인 홀짝 홀짝하니까 

난 딱 한입만 마시는 시늉만 하는걸로 ...

왜냐하면 차를 가져 왔으니까 ...


히로가 얼릉 커서 대리 운전을 해 주어야 

울 부부 사이좋게 빨간 와인 홀짝 거릴텐데 말이지 


 


히로가 망설임 없이  화덕구이 

와규(和牛) 

보통은 철판구이나 숯불구이인데 

화덕구이는 첨이다 








화덕구이 피자 

기다림이 있어서일까

기다린만큼 만족! 




왜 하필 이 추울때 

왜 하필 이렇게 바쁠때 결혼이란걸 했나 모르겠다 

좀 한가하고 따뜻한 봄을 기디렸으면 좋았을것을 


내가 일을 그만 두지 않는한 

내 생일때랑 그리고 결혼 기념일날 

여행이란건 못 갈것 같다 


  어쩔수 없지 뭐 

내년 봄이나 여름에  미리 떙겨서 

결혼 20주년 여행가자 

가고 싶은데 아무데나 골라 봐 


가고싶은데 아무데나 ...

가고 싶은곳이 얼마나 많은데 고르라니 

쬐끔 고민 해 봐야 할 듯 ..









각자 취향 맞춰 조각 케익 하나씩 

꽤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자기야가 사 들고 온 케익이다




특별하게 마누라는 두개 먹으란다 

마누라가 좋아하는 몽블랑 타르트는 따로 챙겼다

울 자기야 이렇게 마누라 취향 알고   

 챙길 줄 아는 쬐끔 괜찮은 남자다 


함께한 세월 19년 

앞으로도 함께할 날들  ...

지금까지 해 왔듯 

그렇게 잘 살자 



국제 결혼 18년차 (지난 글 )

http://michan1027.tistory.com/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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